영화 「퍼지(The Purge)」 시리즈는 단 하루 동안 살인을 포함한 모든 범죄가 합법이 되는 ‘퍼지데이’라는 비현실적인 설정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 시리즈는 공포 장르의 외피를 두르고 있으나, 실상은 현대 사회의 계급 문제, 인간 본성, 그리고 제도적 통제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와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특히, '합법적인 범죄'라는 개념을 통해 법과 윤리의 경계, 그리고 제도 이면의 폭력성을 비판적으로 조명합니다. 본 리뷰에서는 이 시리즈가 던지는 세 가지 핵심 주제, 즉 불평등, 범죄, 체제를 중심으로 심층적으로 분석해보고자 합니다. 불평등: 퍼지 속에서 벌어지는 생존의 격차퍼지 시리즈가 가장 강하게 부각하는 문제는 바로 계급 간의 불평등입니다. 퍼지데이에는 모든 범죄가 허용되지만, 그 혜택..

2021년 개봉한 한국 영화 모가디슈는 류승완 감독의 손에서 탄생한 실화 기반의 전쟁 스릴러이자, 남북 외교관들이 아프리카 내전 속에서 생존을 위해 협력하는 과정을 다룬 감동적인 작품입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되었지만, 단순한 재현을 넘어선 감정선과 몰입감 있는 연출로 지금도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외교갈등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스릴과 감동으로 풀어낸 모가디슈, 왜 지금 다시 봐야 할까요? 전쟁보다 치열한 외교갈등: 적에서 동료로모가디슈의 진짜 주제는 단순한 전쟁 탈출극이 아닙니다. 이 영화는 국가 이념을 넘어선 인간성의 회복을 이야기합니다. 1991년, 소말리아 내전이 한창이던 수도 모가디슈에서 한국 대사관과 북한 대사관이 생존을 위해 한 배에 타게 됩니다. 처음에는 서로를 경계하고 감시하던 남북 외교관..

1997년 이탈리아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La Vita è Bella)는 세계적으로 큰 감동을 불러일으킨 작품입니다. 전쟁이라는 비극적 배경 속에서도 유머와 사랑을 잃지 않는 아버지의 모습을 통해, 삶의 본질과 의미를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영화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글에서는 인생은 아름다워가 전하는 메시지를 깊이 있게 들여다보고, 감동의 정수를 독특한 시각으로 풀어보려 합니다. 1 삶을 연기한 남자: 희망의 얼굴, 귀도영화의 주인공 귀도는 전쟁이라는 절망 속에서 희망을 선택한 인물입니다. 평범한 유대인 남성이자 유쾌한 성격의 그는 아내와 아들을 지키기 위해 나치 수용소 안에서도 유머와 긍정을 잃지 않습니다. 귀도의 대사와 행동 하나하나는 가볍지 않으며, 관객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집니다. 절망 속에서..

영화 「인비저블 맨」은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로부터 끊임없는 위협에 시달리는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 심리 스릴러입니다. 단순한 공포영화로 보일 수 있으나, 실상은 가스라이팅과 통제, 그리고 해방이라는 주제를 사회적 메시지와 함께 풀어낸 작품입니다. 본 리뷰에서는 영화 속 상징과 구조를 중심으로, 주인공이 겪는 내면의 변화와 그 과정에서 전달되는 경고를 분석해보고자 합니다. 가스라이팅: 보이지 않아 더 치명적인 폭력「인비저블 맨」에서 주인공 세실리아는 연인에게 끊임없는 감정적, 신체적 통제를 당합니다. 그의 학대는 물리적인 폭력만이 아니라, “당신이 잘못 본 것이다”, “당신만 그렇게 느끼는 것이다”와 같은 말로 대표되는 가스라이팅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가해자는 외부적으로는 완벽한 성공을 거둔 인물처럼..

1998년 개봉한 영화 트루먼 쇼(The Truman Show)는 단순한 판타지나 코미디가 아닙니다. 이 작품은 인간의 자유의지, 현대 미디어의 감시와 통제, 그리고 가짜와 진짜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는 현대인의 삶을 심리적 깊이로 풀어낸 수작입니다. 가상현실과 인공지능, 데이터 수집이 일상이 된 지금, 트루먼 쇼는 오히려 그 어떤 SF 영화보다도 현실적인 메시지를 던집니다. 가상세계보다 더 현실 같은 쇼의 심리학트루먼 쇼는 어릴 적부터 인위적으로 조작된 가짜 세계에서 살고 있는 주인공 트루먼 버뱅크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자신이 평범한 삶을 살고 있다고 믿지만, 사실은 거대한 방송 세트장에서 인생 전체가 24시간 방송되고 있다는 사실을 모릅니다. 이 영화의 가장 강력한 지점은, 그런 ‘가짜 세계’가 너무도..

2019년 개봉한 영화 조커(Joker)는 단순한 악당 탄생기가 아닙니다. 이 작품은 현대 사회의 구조적 모순, 감정 억압, 자유의지의 경계 등을 철저하게 파고들며,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질문을 던지는 현실 비판의 영화입니다. 가상의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조커’는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존재로 다가옵니다. 조커는 왜 웃지 못했는가조커, 본명 아서 플렉은 웃음을 직업으로 삼고 살아가는 광대입니다. 하지만 그 웃음은 진심이 아니었고, 그는 오히려 자신이 원치 않는 순간에 웃음이 터지는 병적 상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회는 그를 오해하고 혐오하며, 결국엔 고립시킵니다. 아서가 갖고 있는 질환은 단지 의학적인 문제가 아니라, 감정 표현을 통제하는 사회 구조의 압력이 만들어낸 부작용처럼 보입니다. ..